OAK

최승자 시에 나타난 주체의 변모 양상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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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native Title
A Study on Poetic Subject Transformation Aspect of Choi Seung-ja’s Poems
Abstract
이 논문은 최승자의 시에 나타나는 시적 주체의 다기한 변모 과정을 해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상대적으로 조명되지 못한 중기 시와 후기 시의 변화를 함께 아우르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하여, 이 논문은 주체의 변모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최승자 시의 총체적인 상을 밝히고자 한다. 최승자의 시적 언술에 나타나는 주체의 양상은 초기, 중기, 후기 각각의 시기에 따라 변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때 변화를 추동하는 것은 주체의 시선이 내면으로 집중하려는 태도와 관계되며, 이 추이의 과정을 살피는 일은 곧 최승자의 시가 갖는 의의를 밝히는 방법이 된다.
이 논문은 크리스테바의 ‘과정 중에 있는 주체(le sujet en procès)’라는 주체 개념을 수용하면서 그의 언어관을 통해 말하는 존재가 의미를 생성해나가는 다양한 방식을 시기적으로 파악한다. 고정된 기표들의 망과 구조의 체계를 열려진 방식으로 볼 때, 최승자의 텍스트는 불완전한 주체가 시대와 세계와 길항하는 과정에서 실천한 행위 그 자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초기 시에 나타나는 애도적 주체는 죽음의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타자의 타자성을 말살하지 않으면서 그것을 상기하는 방식으로 주체는 유연적인 움직임을 동반하고 있다. 주체는 고통에 수반되는 슬픔이라는 공동의 감정을 통해 연대를 지향한다. 타자의 부름에 응답하면서 고통의 문제에 직면한 윤리적 주체는 시대에의 대항이라는 운명적 고투를 통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태도를 고수한다. 이러한 과정을 살핌으로써, 도덕적 감수성이 시쓰기를 추동하는 근원에 놓여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초기 시의 애도적 주체와 윤리적 주체는 곧 상실에 대응하는 태도이자 세계에 대한 저항의 방식임을 유추할 수 있다.
중기 시에서 발견되는 침묵과 발화라는 양가적인 태도는 증언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한다. 시대적 폭력을 경유하면서 목도한 수많은 죽음은 곧 기억의 문제로 환원된다. 고통의 당사자이며 목격자인 주체가 말할 수 없는 것까지 말하고자 하는 욕망을 시의 언어로 표출하는 방식은 새로운 가능성으로 나아가는 변화를 내포한다. 끊임없는 자기 물음에 직면하는 주체가 시간을 사유하면서 생성해나가는 양상은 특히 여성 주체의 재구성을 통해 나타난다. 중기 시에서 여성 주체를 탐색하여 젠더 시스템에 균열을 내고 여성의 이미지를 전유하려는 시도는 말하는 존재로서의 여성 주체란 고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성적 육체의 이미지를 재맥락화하는 전략은 피해자성에 함몰되지 않는 여성(성)의 재구성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여성 이미지의 전복은 여성 주체의 다른 가능성으로 도약한다.
주체의 변이는 고통의 당사자성과 피해자의 피해자성에만 한정되지 않으며 주체의 재구성과 해체에 이른다. 후기 시에서 시간의 속성을 근원적으로 탐구하는 주체는 스스로의 유한성을 자각하면서 경계를 넘나드는 ‘사이’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된다. ‘부운몽(浮雲夢)’의 이미지를 통해 유랑하는 주체는 표상되는 것과 표상되지 않는 것 사이에서 존재론적 차원의 현존재를 사유한다. 이 과정을 통해 해체된 주체는 실재를 지향한다. 실재를 향한 욕망은 시의 영토 안에서만 시도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실현의 불가능성을 입증할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후기 시에 나타난 ‘허(虛)’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최승자의 시적 실천은 불화하는 세계와의 대결을 거부하지 않고 고통에 직면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수혈하면서 이루어진다. 최승자는 시대의 폭력에 기민하게 반응하면서도 내면을 간과하지 않는 방식으로 언어와 실천의 문제를 동시에 사유한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흐름으로 간주된 순수와 참여의 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관점을 열어놓는다. 문학은 그 자체로 정치적인 행위를 수행한다는 것을 최승자의 시는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발견되는 도저한 부정성은 주체에 대한 물음이 그만큼 집요한 투쟁이었다는 것을 함의한다. 세계에 저항하면서 갈등하는 주체의 변주와 탈주는 고통을 동반하는 자기 변환이기 때문이다. 텍스트의 자기 실천과 혁명을 수행하는 방법론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최승자의 시는 매우 독보적이다. 이 ‘온몸의 시학’은 문학과 실천이라는 측면에서 여전히 유효한 가치를 지니며 끊임없는 현재적 질문을 우리 앞에 던진다. 이것이 최승자의 시가 갖는 문학적 의의이다.
Author(s)
정슬아
Issued Date
2020
Awarded Date
2020-02
Type
Dissertation
URI
https://repository.sungshin.ac.kr/handle/2025.oak/6556
http://dcollection.sungshin.ac.kr/common/orgView/000000013878
Alternative Author(s)
Chung, Seul-A
Affiliation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Department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
Advisor
강진호
Table Of Contents
Ⅰ. 서론 1
1. 연구 목적 1
2. 연구사 검토 5
3. 연구 방법 12

Ⅱ. 주체의 형성과 저항의 방식 18
1. 죽음의 선언과 비극의 구조 19
2. 애도적 주체와 타자 인식 26
3. 윤리적 주체와 고통의 연대 36

Ⅲ. 주체의 재구성과 실천적 구현 44
1. 침묵과 발화의 양가적 태도 45
2. 주체의 이행과 기억의 재편 56
3. 여성 주체의 재구성과 모성적 육체 66

Ⅳ. 주체의 변환과 해체의 과정 83
1. 유한한 주체와 무시간성 85
2. 주체의 해체와 표상의 배치 93
3. ‘虛’의 표상과 실재의 지향 99

Ⅴ. 결론 106
Degree
Doctor
Publisher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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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국문학과 > 학위논문
공개 및 라이선스
  • 공개 구분공개
  • 엠바고20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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