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 소설 연구
- Alternative Title
- A study on the Novel by Hwang, soon won
- Abstract
- 본고는 황순원이라는 작가의 정신세계를 기반으로 하여 작품에 내재한 핵심적 형상화의 원리로 ‘유랑의식’이 드러나고 있음에 주목하고 그것의 역사적, 사회적 현실과 작가의 문학세계와의 연결고리를 찾는데 그 목적이 있다.
황순원 소설에서 ‘유랑의식’은 역사와 현실에서 느끼는 작가의 ‘상실감’에서 시작되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상실감’을 채우기 위해서 ‘지향하는 것과 사라진 것’ ‘잃어버린 것과 찾고 싶은 것’, ‘정착하고 싶은 것과 부유하는 것’ 등 대립되는 가치의 경계에서 ‘유랑의식’을 드러낸다. 이러한 ‘유랑의식’은 작가에게 숙명적으로 주어진 것으로서, 작가는 현실에 저항하기 위해 ‘유랑의식’을 드러내기보다는 현실에 순응하며 긍정적인 측면을 모색하기 위해, 그리고 부조리한 현실의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해 ‘유랑의식’을 표출한다. 따라서 이러한 ‘유랑의식’은 작가의 욕망에 따라 시대적으로 그 실현 양상이 다르게 구현된다. 황순원 소설에서 ‘유랑의식’은 현실에서의 상실감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위한 개인의 내면의식으로 인해 ‘유랑의식’이 형성되고 또한 시대적 상황 앞에서 정착할 수 없이 흔들리는 개인의 삶에서도 ‘유랑의식’이 드러난다.
일제의 식민주의자들에 의해 근대적 교육을 받은 식민지지식인은 자기부정과 정체성 형성에 장애를 갖게 된다. 고국이 있지만, 그 기반이 부재하다는 것과 식민지인으로서 작가는 자신이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유랑의식’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유랑의식’을 통해 황순원이 선택한 것은 일제에 ‘동화’되는 것이 아니라 ‘차별’의 지향이었다.
해방기에는 월남을 체험한 작가 황순원의 작품세계가 그의 삶의 변동에 따라 토속적이고 전통적인 상징의 세계에서 현실의 세계로 내려온다. 황순원은 북한에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변화된 남한 사회에서 뿌리내리기를 비교적 수월히 해 낸 월남민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남한 사회에 속한 이상 그 사회에 ‘동화’되어야 하지만, 그 속에서도 ‘차별’받고 있음이 ‘유랑의식’으로 드러나고 있다.
황순원에게 있어서 한국전쟁은 월남체험과는 또다른 ‘유랑의식’을 갖게 된다. 월남한 이후 창작된 소설에서는 작중 인물이 부정적인 사회 현실에서도 어떻게든 뿌리내려 살려는 것을 보이고 있다면, 한국전쟁 이후에 드러나는 작중 인물의 삶은 그냥 부초처럼 흔들리며 사는 인물들이 주조를 이룬다. 이 시기의 소설의 작중인물들의 문제의식은 ‘동화’와 ‘차별’이 아니라, ‘동화’와 ‘파멸’의 사이에서 ‘유랑의식’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것의 결론은 행복으로 상징화 되어 나타나지 않는다.
작가 황순원에게 있어서 당대의 현실인식은 이미 상실감을 경험한 상태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근원적인 상실감의 배후에는 인간의 삶을 해체한 원인으로 역사적으로 파행을 거듭한 시대적 현실이 있다. 이러한 점은 거리를 배회하는 인물의 행동을 추적하는 서사적 진행의 빈번함에서 드러나는데, 이는 부조리한 현실에서 어디에도 안주할 수 없는 갈등과 방황을 주인공의 배회를 통해 드러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후기의 소설에서도 부조리한 일상에서의 권태가 배회의 동력이 되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황순원 소설에 등장하는 거리를 배회하는 인물들은 부조리한 일상에서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삶에 대한 의미를 찾아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현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정적인 현실이라도 수용하고 그것에서 삶의 신념이나 목적을 찾고자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황순원의 문학은 이원론적인 세계관을 기준으로 전통과 근대가 역사적 대립의 양상으로 치환되고, 거기에서 인간의 존재론적 대립의 양상들이 서로 부딪히며 작품의 주인공들이 치열하게 자신의 삶의 답을 찾기 위한 ‘유랑의식’이 대두된다. 문명의 전환기에서 자기분열을 겪는 근대인은 자신의 주관적 내면세계로 들어가서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창작시기가 일제시대가 아니지만, 소설의 시대적 배경으로서 식민지시기가 포함되는 것과 함께 살펴봄으로써 황순원 소설에서 전통을 지향하는 의식은 사라져버린 추억의 세계를 붙잡으려는 노력의 한 형태인 것임을 알 수 있으며, 또한 현대적 삶의 공간 속에서 옛 전통적 세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소설적 장치로서 기능함을 알 수 있다.
황순원 문학에서 타락한 부성성의 세계는 모성성의 세계와 대립되면서도 동시에 건강한 부성성의 세계를 지향한다. 황순원의 소설에서. 타락한 현실의 특성은 주로 부성성과 관련된다. 그러나 타락한 현실의 일면과 함께 삶을 순수하고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부분이 검출되는데. 이러한 점은 그의 조부와 아버지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그 유대감에 뿌리를 둔 것으로 가족의 세습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되고, 월남과 한국전쟁으로 인해 현실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면서 가족에 대한 유다른 애착심이 생겼던 것으로 드러나며, 아이들의 이야기가 작가의 창작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황순원 소설에서 모성은 대단히 중요한 모티프로 작용한다. 이러한 모성은 황순원 문학세계의 근간이며 그가 추구하는 작가정신임을 알 수 있다. 황순원의 작품에는 어머니가 없거나, 있어도 어머니 역할을 하지 못하는 모성성을 가진 어머니들이 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불구적인 모성성의 세계에 속한 인물들이 건강한 부성성의 세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유랑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은 역으로 긍정적인 모성성을 더욱 강조하는 것이며, 이로 인해 작품의 작중인물들이 끊임없이 모성성을 찾아가는 ‘유랑의식’의 동력이 되어 나타난다. 황순원의 소설은 남성주인공들의 정신적, 육체적인 병약함에서 오는 허무의식과 죽음의식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모성성에서 찾는다. 황순원의 소설은 여러 작품들에서 그려지는 불구적인 모성의 세계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모성성의 세계는 궁극적으로 건강한 생명의 세계, 혹은 모든 상처와 고통을 감싸 안는 조건 없는 사랑과 보살핌의 세계를 추구한다. 또한 모성성을 여성에게서도 찾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황순원의 모성성은 변화의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서 소설 속의 남성주인공들이 정신적으로 안주할 수 있는 지리적 고향에서 모성성을 가진 여성으로 변화한다. 그의 장편소설에서 남성은 항상 모성성을 지닌 여성과 현실에서 뿌리내릴 수 있게 할 수 있는 여성의 경계에서 유랑하다 결국은 이 두 여성 모두를 선택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림으로서 정착생활에 실패하게 된다. 황순원 소설에서 남성주인공은 끊임없이 긍정적인 모성성을 찾기 위해 헤매면서도 어떤 여성에게도 정착할 수 없는 ‘유랑의식’을 드러낸다. 이러한 점은 고향과도 같은 모성성을 지닌 여성의 의미는 황순원에게 이미 훼손된 고향을 의미하기에 선택할 수 없는 것이고, 현실에서 뿌리내릴 수 있게 할 수 있는 여성의 의미는 황순원의 남한에서의 생활이 그가 떠나온 고향에서의 유년시절과 같이 자족적인 삶이 실현되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에 선택할 수 없다
황순원의 작품세계를 통해 발현되는 ‘유랑의식’의 의미를 연구한다는 것은 그가 살아온 역사적, 사회적 세계의 등가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이라고 생각한다. 황순원 소설에는 자신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터전을 떠나 유랑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에 대한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작가는 그의 소설에서 드러나고 있는 ‘유랑의식’의 원인을 민족의 삶의 토대 위에서 포착하였고, 당대의 보편적인 상황으로서 개인적인 차원의 불행일 뿐만 아니라 시대의 전체적인 것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 Author(s)
- 방금단
- Issued Date
- 2010
- Awarded Date
- 2010-08
- Type
- Dissertation
- URI
- https://repository.sungshin.ac.kr/handle/2025.oak/7350
http://dcollection.sungshin.ac.kr/jsp/common/DcLoOrgPer.jsp?sItemId=000000006559
- Alternative Author(s)
- Bang, Keum Dan
- Affiliation
-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 Department
-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
- Advisor
- 강진호
- Table Of Contents
- 목 차
논문개요
Ⅰ. 서 론 1
1. 연구의 목적 및 연구사 검토 1
2. 문제제기 및 연구 방법 13
Ⅱ. 황순원의 삶과 문학 22
1. 삶과 유랑의식의 형성 22
2. 엄격한 문학정신과 세계 30
Ⅲ. 상실감과 유랑의식의 형상화 40
1. 근원적인 상실감과 정체성 찾기 41
1) 부조리한 일상과 탈출의지 41
2) 문화적 혼돈과 전통의식 53
2. 사회적인 상실감과 정주(定住)의 욕망 65
1) 부정적인 현실과 정착의 의지 65
2) 부성성의 세계와 떠돌이 삶 79
3. 육친적인 상실감과 모성의 지향 93
1) 결핍된 모성성의 추구와 상실감 94
2) 모성과 여성 사이의 갈등의 의미 104
Ⅳ. 황순원 소설에 드러나는 유랑의식의 의의 119
Ⅴ. 결 론 127
참고문헌
ABSTRACT
- Degree
- Doctor
- Publisher
-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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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어국문학과 > 학위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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