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빈곤공간의 변화와 대안적 빈곤공간 비교 연구
- Abstract
-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서울로 많은 인구가 집중했다. 이 시기 서울시는 이주민에 대한 적절한 주택정책을 가지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은 자생적으로 도심 내에 무허가정착지를 구축했다. 무허가정착지는 도심의 저소득층 거주민들에게 저렴한 주거 기능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으며, 주민들 스스로 형성한 사회적 자본을 통해 일자리, 금융, 교육 및 보육까지 연결된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대표적인 빈곤의 집중 공간으로서 주택 시설, 주거 환경 및 관련 인프라는 열악했지만, 저소득층 이주민들이 저렴한 가격에 지내기에는 적합한 장소였다. 대부분 이들은 여기에서 더 나은 주택과 환경으로 이주하기 위해 노력했고,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족 구성원 모두가 노력했다. 또한, 도심 내 일자리가 있었기 때문에 외부와 단절되지 않는 삶을 살았다. 이러한 특징은 서구의 슬럼 및 무허가정착지와는 매우 다른 경향이다.
그러나 이러한 무허가정착지의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1983년 합동재개발방식의 도입으로 인하여 본격적인 도심 재개발이 시작되었다. 재개발에 대한 보상으로 주택 소유주들에게는 영구임대아파트 입주시 임대 보증금과 임대료를 지원했고, 민간임대 이주시에도 주택 보증금을 지원했다. 또한 일정 기간 거주한 세입자들에게는 영구임대아파트 입주권을 주거나, 가구원 수에 따라 주거 대책비를 지급했지만, 거주기간이 짧았던 세입자들은 이사비만을 지급받고 이주해야만 했다. 특히 이들은 경제적 상황의 어려움으로 인해 숙박업소, 판잣집?비닐하우스, 고시원, 쪽방 등으로 이주해야만 했다. 무허가정착지의 해체 과정과 다양한 대안적 빈곤 공간의 등장은 우리나라의 빈곤 공간을 영구임대아파트로 대표하는 제도적 빈곤 공간과 숙박업소, 판잣집?비닐하우스, 고시원, 쪽방 등으로 대표되는 비제도적 빈곤 공간으로 구분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빈곤 공간의 비가시화 현상을 무허가정착지의 해체와 빈곤 공간의 변화 관점에서 통계자료와 문헌자료를 통해 시기적으로 구분하여 고찰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66년 이전의 무허가정착지는 이주민들의 일자리와 인접한 도심 2~10km 이내의 종로구, 중구를 중심으로 도심 공한지나 하천변, 산비탈 등에 대규모로 판자촌을 조성하여 거주하였다. 그러나 1967년~1971년에는 도심 내 10km 이내의 무허가정착지에 대한 철거가 이루어졌다. 토지의 자본추구가 시작되면서 아파트 중심으로 무허가정착지를 개발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도심 내부의 무허가정착지는 해체되었고, 관악구 신림동, 동작구 사당동, 노원구 상계동 등지의 도심 외곽으로 무허가정착지가 확대되었다. 1972년~1982년의 시기에는 확대되는 무허가정착지에 대해서 정부가 양성화 정책을 발표하였고, 무허가정착지 내 주택을 사유재산으로 인정하게 된다. 이 시기에 무허가정착지는 더욱 확대되어 강남구, 서초구, 성북구 까지 확대되었다. 그러나 1983년 합동재개발정책이 시행되면서 강력하고 광범위한 철거 및 재개발로 인해 무허가정착지는 완전히 해체되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만이 남아 현재 판잣집?비닐하우스촌으로 강남구, 송파구, 노원구 일대에 분포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실제적으로 영구임대아파트가 과거 무허가정착지의 경험과 달리 서구에서처럼 빈곤이 집중된 공간 문제로 인해 빈곤이 더욱 심화되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대부분 영구임대아파트에 대한 연구는 장기간 거주민을 대상으로 이들의 의견을 통해 영구임대아파트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그러나 비제도적 빈곤 공간에서 제도적 빈곤 공간으로 이주했거나, 일반 주거지역에서 제도적 빈곤 공간을 경험한 최근 입주민, 실질적인 아파트의 관리자 등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되지는 않았다. 또한, 2009년 3월 제정된 「장기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삶의 질 향상 지원법」을 통한 시설개선 사업이 입주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최근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본 연구에서는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2006, 2017)」를 기반으로 제도적 빈곤 공간인 영구임대아파트와 공공 임대, 일반 임대(전월세 포함), 자가 소유의 일반 주거 공간, 숙박업소, 판잣집?비닐하우스촌, 고시원, 쪽방 등 비제도적 빈곤 공간으로 분류하고, 개인 빈곤과 장소 빈곤을 구분하여 각 유형별 특징을 도출했다. 또한 관련 정책 분석을 통해 저렴하고 안정적인 장기적 주거 지원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를 기반으로 한 실태분석을 하였다. 특히, 실제적인 지리적 고립, 경제적 어려움, 이웃과 가족과의 단절로 인한 고립감의 문제, 사회적인 배제로 인한 어려움, 단지 관리의 소홀로 인한 슬럼화 등을 분석하기 위하여 다양한 측면에서의 통계 분석과 다양한 관계자를 대상으로 하여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고, 인터뷰 자료를 텍스트마이닝(textmining) 기법을 활용하여 객관화했다. 또한, 비제도적 빈곤 공간과의 비교를 통해 영구임대아파트 거주민의 개인 빈곤과 장소 빈곤의 변화 양상 및 빈곤의 심화정도에 대해 분석했다. 분석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공공에 의해 제도화된 빈곤 공간인 영구임대아파트는 대부분이 1인 가구 중심이며 노인인구가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입주자들이 장기 거주하는 경향을 보이고, 엄격한 입주자격의 때문에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을 받는 저소득층이 입주하여 일반인들은 입주의 기회를 얻기 어렵다. 평균 소득은 서울시 평균 소득보다 낮으며, 공공임대아파트, 일반임대, 주택 자가 소유 가구보다 매우 낮은 수준의 평균소득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의 생활은 소득에 비해 궁핍하지 않다. 소득대비 주거비 비중이 낮은 편이고, 그 결과 이들의 가처분 소득이 높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개인 빈곤은 심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장소 빈곤의 완화로 전체적인 빈곤 수준이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20년 전 이들이 최초 입주했을 때는 영구임대아파트가 도심에서 매우 떨어진 곳에 입지하고, 교통시설이 잘 구축되어 있지 않아 구직에 어려움이 있었고, 주변 근린 환경도 문제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의 영구임대아파트 위치는 도심의 확산과 잘 구축된 교통 환경 덕분에 지리적으로 고립된 형태를 보이지 않으며, 주변에 입주한 분양아파트의 영향으로 상권 및 근린 환경도 개선되었다.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관리사무소가 단지 내부에 위치함으로써 주거복지에 관련된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공공서비스에 대한 접근도 매우 좋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어도 저렴한 임대료와 접근이 쉬운 공공서비스 덕분에 장소 빈곤이 완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주택 만족도 조사에서 약 97.5%가 매우만족, 대체로 만족을 나타내서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거주민들이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비제도적 빈곤 공간도 제도적 빈곤 공간과 마찬가지로 1인가구와 노인인구가 중심이지만 일부 고시원 거주자로 인해 청년 인구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영구임대아파트 거주민들과는 달리 근로소득이 높고, 대부분 직업이 있어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소득대비 주거비 수준은 매우 높은 편으로 일반 임대가구들과 비슷한 수준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어, 소득대비 부담이 매우 크다. 저소득층은 보증금 없는 월세에 소득의 20% 이상을 소모하기 때문에 주거비용 측면에서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또한, 비닐하우스촌의 경우 공공서비스 및 교통시설과의 연계가 매우 좋지 않은 편으로, 시간이 지나 교통 환경이 향상된 제도적 빈곤 공간과는 다르게 제도 안에 포함되지 않은 빈곤 공간은 무허가정착지가 해체되고 20년이 지난 지금 개인 빈곤도 장소 빈곤도 모두 심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빈곤 경향은 서구와는 매우 다른 패턴을 보인다. 서구에서는 제도적 빈곤 공간에서 개인 빈곤과 장소 빈곤이 지리적 고립, 빈곤 문화의 재생산으로 인해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상반된 경향을 보인다. 영구임대아파트에 20년 이상 장기 거주한 거주민들은 개인 빈곤이 나아지지 않았지만, 장소 빈곤은 많이 개선된 경향을 보인다. 저렴한 주거비와 잘 구축된 복지시설, 교통 환경, 근린 환경의 개선으로 장소의 질이 향상되고 이것은 곧 빈곤의 완화와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인지하여 현재 개인 빈곤과 장소 빈곤이 모두 열악한 비제도적 빈곤 공간 거주자들에 대해서 안정적이고 저렴한 주거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는 빈곤에 대한 장소적 접근을 통해 빈곤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Author(s)
- 안창진
- Issued Date
- 2019
- Awarded Date
- 2019-02
- Type
- Dissertation
- URI
- https://repository.sungshin.ac.kr/handle/2025.oak/4102
http://dcollection.sungshin.ac.kr/jsp/common/DcLoOrgPer.jsp?sItemId=00000001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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