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가치회복을 위한 아날로그 감성 표현 연구
- Abstract
- 논 문 개 요
앙리 르페브르는 현대 사회에서의 인간 소외의 원인을 자본주의가 강제하는 삶의 패턴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일상의 삶의 태도에서 찾았다. 그가 말하는 수동적 삶이란 자본주의가 제공하는 스펙타클함에 젖어있는 소비주의적 생활패턴을 말하는 것이었다. 르페브르는 소외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일상을 전유할 것을 주장한다. 전유란 자본주의적 일상성의 폭로와 비판을 통해서 일상을 창조적이고 자발적인 모습으로 재생산 할 수 있는 조건이 되며, 이러한 변화는 결국 현대 사회의 제 현상들이 일으키는 소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즉 일상은 기술적 합리주의와 자본주의에 의해 조작되고 통제되기도 하지만, 자발적인 재생산에 의해 변화되기도 한다고 본 것이었다. 그는 이와 같이 지배와 저항이 공존하는 확고한 실체로서 일상생활에 대한 비판이야말로 거대구조와 지배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고 믿었으며, 억압적 관계를 재생산하는 수동적 장으로 치부되었던 일생생활에서 거꾸로 사회변혁의 능동적인 힘을 찾아낼 수 있다고 보았다.
르페브르와 마찬가지로 일상의 전유에 관한 실천적 방법을 제시하는 미셸 드 세르토의 제안은 연구자의 작품제작과 관련하여 많은 가능성을 제시한다. 도시 속 걷기로 대표되는 그의 제안은 보들레르가 자신의 창작의 원천으로 삼았던 도시의 배회, 즉 도시 산책자를 상정한다. 도시 속 산책자란 사회 속 텍스트를 읽어내고, 이해하고, 비판하는 자이다. 도시 산책자가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발견해 내는 것은 현실 속에 녹아있는 실질적인 삶의 공간이며, 그동안 잊고 지내왔던 도시의 미시적인 삶의 장소들이 간직한 역사와 그 장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적인 이야기들이다. 마찬가지로 연구자에게 도시 속 걷기는 현실 공간 속의 일상의 단편들을 작품에 옮겨내는 동기가 되었으며, 또한 삶의 실질적인 현장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공동체회복의 가능성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연구자는 소비사회의 부산물들인 일상의 버려진 오브제를 이용해 작품을 제작한다. 그것은 도시를 걸으면서 발견한 폐기된 오브제의 재의미화를 가능하게 했고, 또한 그러한 부산물들을 통해 전통적 공동체가 간직한 정서(본 연구에서는 아날로그 감성이라고 지칭하는 정서)를 담아냄으로써 파편화되고 익명화된 도시로부터 다시 전통적 마을이 지녔던 공동체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과거의 것을 드러내는 것은 과거의 형식 자체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대척점으로서 전통적 공동체 속에 들어 있는 인간 중심주의적 가치를 재인식하는 과정인 것이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연구자의 작품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갈색 포장지를 이용해 현대인의 얼굴들을 표현한 <표정들>은 자본주의적 삶 속에서 겪게 되는 소외와 불안에 대한 내면의 단상들을 종이를 구기는 행위로서 표현한 작품이다. 구긴다는 행위는 긍정적인 감정보다는 부정적인 감정을 야기하지만, 갈색 종이가 가진 재료적 따뜻함과 표정 속에 드러나는 연민의 감정은 단지 그것을 부정적으로만 묘사하기 보다는 인간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둘째, 종이를 이용해 축음기 형태의 소리 확성기를 제작한 <종이 스피커>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만남이라는 상황을 통해 디지털의 차갑고 메마른 정서를 종이 스피커가 주는 따듯하고 정감 있는 소리의 울림을 통해 아날로그 정서의 공감을 유도하고자 하였다. 디지털의 상징이자 첨단 기기의 상징인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었지만 그것이 가져다주는 편리함과 개인화는 관계의 단절을 부추겼다. 그러나 그러한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아날로그적인 소리를 내주는 종이 스피커는 소리의 감성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속에 갇힌 시선을 현실 공간으로 돌리게 함으로써 같은 공간에 함께 있는 사람들과 공간을 인식하게 만든다. 셋째, 폐 상품박스를 이용해 제작한 <종이 집>은 어린 시절의 아지트를 재구축한 것이다. 그것은 푸코가 현실 공간 속에 존재하는 이상화된 공간으로 제안한 헤테로토피아의 공간이다. 어린 시절의 다락방이나 인디언 텐트와 같이 현실 공간 속에 존재하면서도 현실공간과는 구분되는 이 특별하고 작은 공간은 각박한 현대인의 삶 속에서 안식처이자 도피처가 된다. <종이 집>의 공간은 사적이며 특별한 공간이자 또한 모든 이의 공간임을 열어 놓는다. 그리고 이러한 헤테로토피아들이 모여 공동체로서의 마을을 구축하는 가능성을 열어 둔다.
본 연구가 다루고 있는 자본주의 문화와 현상에 대한 비판은 자본주의가 강제하는 삶의 방식과 그에 반응하는 대중의 수동적 삶의 태도 속에서의 소외와 불안의 문제로 범위를 한정하였고, 그 대안 역시 연구자의 작품과의 연관성에 중점을 두었다. 연구의 입체적 접근을 위해 정치적·경제적 측면에서는 자본주의, 정신적 측면에서는 심리학, 철학적 측면에서는 정체성의 문제, 사회적 측면에서는 대중문화와 공동체, 정서적 측면에서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에 관한 견해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수용하였다. 또한 미술사적 의미에서의 일상 사물의 도입의 문제를 오브제의 해석적 관점에서 다루었으며, 각각의 장르 속에서 드러나는 오브제의 해석과 의미에 관련해 연구자의 작품과 비교분석 하였다. 작품에 있어서 우리의 삶 그 자체인 일상을 어떻게 정서적 공통분모로 삼을 것인가에 대한 고찰들은 과거에 대한 향수, 유년의 기억들, 아날로그적 감성의 회복, 쉽게 소비하고 버리는 일상의 주변 사물들에 대한 시각, 그리고 여행을 통해 새롭게 재구성되는 일상에 대한 인식의 확장 등의 방법과 관점들을 통해 유기적으로 접근하였다.
- Author(s)
- 이영호
- Issued Date
- 2018
- Awarded Date
- 2018-08
- Type
- Dissertation
- URI
- https://repository.sungshin.ac.kr/handle/2025.oak/2306
http://dcollection.sungshin.ac.kr/jsp/common/DcLoOrgPer.jsp?sItemId=000000012989
- Department
-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 Advisor
- 정정주
- Table Of Contents
- 목 차
논문 개요
I. 서론 1
Ⅱ. 현대인의 일상 8
1. 자본주의와 대중사회 8
2. 스펙타클의 사회 15
3. 현대 사회의 소외와 불안 19
4. <표정들> 속에 드러나는 현대인의 내면적 단상 26
Ⅲ. 도시의 일상과 오브제 44
1.일상과 도시 44
2. 도기 공간과 걷기 48
1) 도시 공간의 생산 49
2) 도시 걷기 프로젝트 55
3. 일상과 오브제 58
4. 언어유희의 알레고리 68
5. 폐기된 사물의 재의미화 84
Ⅳ. 디지털 문화와 아날로그 감성 95
1. 감성으로서의 디지털과 아날로그 95
2. 아날로그 감성 매개 프로젝트 100
3. <종이 스피커>가 만들어 내는 소리의 변화분석 107
4. 아날로그 감성의 매개로서 <종이 스피커> 111
V. 헤테로토피아와 공동체 137
1. 헤테로토피아의 공간 137
2. 치유의 공간으로서 <종이 집> 145
3. 공동체의 모색 158
1) 공동체로서 마을의 가능성 158
2) 공동체 예술 167
4. 공동체의 원형으로서 마을 178
Ⅵ. 결론 183
참고 문헌
영문 초록
- Degree
- Doctor
- Publisher
-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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